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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25시]'재빠른 강도태 지우기'‥퇴임식없이 소개란에도 얼굴 없애

건강보험공단, 강 이사장 '별 내용없는' 퇴임사 직후 홈피 인사말 소개 모습 지워…22개월 임기 남겨둔 채 퇴장, 별도 공식 퇴임식도 없어

신중돈 master@newsmac.co.kr | 기사입력 2023/03/06 [14:32]

[현장25시]'재빠른 강도태 지우기'‥퇴임식없이 소개란에도 얼굴 없애

건강보험공단, 강 이사장 '별 내용없는' 퇴임사 직후 홈피 인사말 소개 모습 지워…22개월 임기 남겨둔 채 퇴장, 별도 공식 퇴임식도 없어

신중돈 master@newsmac.co.kr | 입력 : 2023/03/06 [14:32]

건강보험공단 강도태 이사장이 별도 퇴임식없이 물러났다.

 

공단 홈페이지(홈피)엔 6일 점심 무렵 '이사장 인사말'에 위치해 있던 강 이사장 모습도 지워졌다. 

 

강 이사장은 6일 퇴임사를 남기며 공식적으로 사퇴했고, 건강보험공단은 퇴임사 직후 홈피 공단 소개란의 강 이사장 얼굴을 재빨리 없앴다. 

 

이와 관련해 신임 이사장이 선임(임명)되기 전까지는 소개란에 수장 얼굴은 지우기보다 "그대로 두는 편이 낫다" "공단이 현 정부에 대해 눈치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속 공단 인사말 소개란. 이전 모습<위>과 현재 모습<아래>. 강도태 이사장이 6일 퇴임사 직후 점심 무렵 그의 얼굴이 지워졌다.

이날 강 이사장은 공식 퇴임식을 거치지 않은 채 일부 간부들과 인사를 주고받는 정도에서 퇴임사를 언론 등에 전했다.

 

강 이사장은 전날인 지난 5일 임기가 절반 넘게 남아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퇴진한다는 뜻을 밝혔고, 6일 퇴임사를 통해 사퇴 관련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퇴임사도 별 내용이 없었다. 

 

강 이사장은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그리고 우리 공단이 한층 더 높게 더 힘차게 더 새롭게 비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임자에게 그 역할을 넘겨주고자 한다"라고만 해 표면적으로 사퇴만 확인시켰을 뿐이었다.

 

그는 작년 공단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사퇴하지 않았고, 더구나 지난달엔 신년 기자간담회까지 열어 건강보험 안정화 및 제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이런 와중에 강 이사장의 돌연 사퇴는 "다소 의외"라는 것.

 

공단 내부에서도 "지난 금요일까지도 사퇴할 줄 몰랐다"는 반응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강 이사장의 기자간담회 이후 자기공명영상장치(MRI)·초음파 검사 포함 급여 축소 등 이른바 '文케어' 대폭 손질을 발표했었다.

 

현 정부는 대표적 文케어인 MRI 등 급여 확대에 제동을 걸었다. 이전 정부의 건강보험을 크게 고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임기가 많이 남았어도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이 자의가 아닌 타의로 줄줄이 물러나는 분위기에서 주요 정부 기관인 건강보험공단이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벌써부터 공단 새 이사장에 정치권 및 법조계 인사가 오르내리고 있다.

 

공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 복지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다. 정부는 곧 새 이사장을 공모할 예정이다.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임기는 3년인데, 강 이사장은 지난 2021년 12월 임명된 후 (임기를) 절반 이상인 22개월이나 남겨뒀다.

 

그러나 강 이사장은 사퇴한 구체적 까닭을 말하지 않은 채 쓸쓸히 퇴장했다.

 

행정고시(35회) 출신인 강 이사장은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정책국장, 보건의료정책실장, 의료정책관, 기획조정실장, 차관(2차관) 등 보건의료 부문 요직을 두루 거쳤었다. 

 

한편 강 이사장은 퇴임사를 통해 "지속되는 코로나 유행,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됐다"며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건강보험 개혁, 공공기관 경영 혁신이 중요한 과제가 됐고, 부과 체계 개편과 상병수당 시범사업 등 굵직한 제도 변화도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장은 "이런 바쁜 업무 중에도 우리는 공단의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고자 우리의 나아갈 목표를 '더 건강한 내일을 위한 건강보장의 재도약'으로 정하고, 더 든든하고 지속 가능한 건강보장과 혁신하는 공단을 만들기 위해 추진 체계와 기반을 마련했다"며 "우리의 노력과 결실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아직도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상황으로 추후 새로운 시각에서 건강보험 개혁, 장기요양보험 발전, 그리고 관리 체계 혁신을 더 힘차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공단은 대내외 여건 변화와 요구에 부응하는 한편,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이제 정부의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 제고 방안과 필수의료·취약층 지원 강화 방향이 정해졌다"며 "우리 공단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에 대해 세부 이행 계획을 마련하고 충실히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그간 부족한 저를 도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주신 임직원 여러분 모두에게 마음 깊이 감사드리며, 여러분과 함께 한 지난 1년2개월의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겠다"며 "나름대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려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아 서운했거나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넓은 혜량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강 이사장은 "우리가 함께 만든 '행복한 국민, 건강한 대한민국, 든든한 건강보험'의 뉴비전 실현과 자랑스러운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공단이 국민 지지와 신뢰를 더욱 두텁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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