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문제 넘어"‥제약계, 유례없는 異업종 기업 통합에 '화들짝'한미사이언스·OCI홀딩스,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현물 출자 등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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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되고,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주주들은 OCI홀딩스의 1대 주주가 된다.
이에 따라 자금난에 시달렸던 한미그룹은 상속세 납부 외에 신약 개발 비용을 해결할 수 있고, 제약·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인 OCI그룹은 이번 통합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미그룹은 한미약품 故 임성기 창업주 사후 5,000억 넘는 상속세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통합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국내 제약계 발전뿐 아니라 글로벌 진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계 한 대표는 "이번 통합은 이례적"이라며 "그간 상속세 문제로 시달렸던 경영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보이고, 이 문제를 넘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발전 및 변화에도 적지 않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약 2년 전 국산 바이오신약으론 처음으로 미식품의약국으로부터 품목 허가(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를 받는 등 국내 제약사로써 신약(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이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신약 기술 수출 규모도 최고 수준인 한미약품은 현재 항암제와 당뇨병·비만 치료제 등 글로벌 임상 포함 신약을 개발 중이다.
한미는 OCI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약 1조2,500억·2022년 기준)을 신약 개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작년 3분기 누적 OCI홀딩스가 2조, 한미사이언스가 9,000억을 넘었다.
그러나 한미그룹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 소지도 지적되고 있다.
지분 맞교환으로 통합 계약이 체결된 이 두 회사는 OCI홀딩스 이우현 회장과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의 장녀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두 회사는 사내이사를 2명씩 선임, 공동 이사회를 구성키로 했다.
그러나 2년 전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송 회장의 장남 임종윤 회장(개인 회사 코리그룹) 측은 반발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 지분을 갖고 있는 임 회장은 차남 임종훈 사장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연대할 움직임이라는 관측이다.
임 사장과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각각 10.56%, 11.52%를 갖고 있어 기업결합에 변수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미그룹 측은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임종윤 사장(코리그룹 회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엔 속해있지 않았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어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 통합에 대해 의견(반대)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어 지속적으로 (임 사장과) 만나 통합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함으로써 이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경영권 분쟁이 발생되더라도 통합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